메트로 애틀랜타의 대부분 집에서 기가 인터넷(FTTP (fiber to the premises) or FTTH (fiber to the home))을 이용할 수 있다. AT&T는 5Gbps, Comcast는 2Gbps 까지 가능하며 비용은 다음과 같다 (할인전 정상가).
- AT&T : 1Gbps Down, 1Gbps Up ($80/month)
- AT&T : 5Gbps Down, 5Gbps Up ($180/month)
- Comcast : 1.2Gbps Down, 20Mbps Up ($70~$90/month)
- Starlink : 100Mbps Down, 20Mbps Up ($99/month)
- Starlink : 500Mbps Down ($500/month)
과거의 인터넷 환경
미국은 땅이 넓다보니까 초고속 인터넷망이 낙후되어 있었다. 땅속이나 전봇대에 광케이블 라인을 새로 설치해야하고, 무선망 보다 구축 비용도 많이 들고,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하려는 의지도 없었다.
그나마 케이블TV 회사들이 조금 앞서 있었는데, 케이블TV가 사용하는 Coaxial cable이 전화선보다는 고주파 신호 전송에 더 적합했기 때문이었다. Comcast가 3Mbps ~ 105Mbps 속도로 서비스 할때, AT&T는 전화선으로 1.5Mbps ~ 6Mbps, 중간 분배기까지 광케이블이 매설된 일부 지역에만 겨우 3 ~ 45Mbps 속도가 가능했었다.
하려는 의지도 없었는데, 땅이 넓어 신규 사업진입이 어럽다보니까 사실상 독과점이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요금은 비싸고 속도는 느렸다. 지금 이대로도 독점하면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는데, 굳이 힘들여서 광케이블을 설치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과거에는 인터넷 서비스가 좋지 못했다. Photo by Andrea)
광케이블 인터넷 - 구글, AT&T
구글이 Google Fiber라는 FTTP 기가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천문학적인 비용과 엄청난 대공사가 필요한 일이었지만, 구글이 사업에 뛰어들자 독점하며 놀고먹던 AT&T와 컴캐스트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AT&T는 선수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광케이블 서비스를 먼저 제공하기 시작했다. AT&T도 광케이블을 새로 깔아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기존에 가지고 있던 파이프 라인과 분배기를 활용해서 구글보다 쉽고 빠르게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컴캐스트도 기존 케이블 인터넷의 신호처리 기술을 개선하여 2Gbps까지 속도를 높였다.
구글 입장에서 보면, 자기들은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서 시작해야하는데, AT&T와 컴캐스트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더 쉽게 해나가고 있으니... 경쟁이 될것 같아보이지 않았다. 엄청난 비용을 쏟아부어 해놓더라도, 앞으로는 5G, 6G, 위성 서비스 등도 나올테고 전망이 밝지는 않았다. 결국 중도에 사업을 포기했다.
광케이블 설치 과정
(도시간 광케이블 매설)
도심지가 문제다.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를 절개해야 하고 땅속에 유틸리티 라인(수도, 개스, 전기)이 거미줄처럼 얽혀있어서, 작업이 더디고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광케이블 설치가 숙원사업이다보니 지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어 행정적인 걸림돌은 없다. 주민들도 원하는 것이라서, 공사한다고 야드를 파헤쳐도 불만이 크지는 않았다 (물론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민원을 제기하기보다는 오히려 우리단지 먼저 해달라고 로비를 해야 했으니까...
(도시지역 케이블 매설. 도로를 일일히 절개해야해서 일이 상당히 많다)
주거 단지에서는 도로 절개보다는 잔디밭 쪽으로 라인을 매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군데군데 구덩이를 파고, 각 구덩이 사이는 지하로 관통하는 구멍을 뚫어서 연결한다. 드라이브웨이나 사이드웍을 절개하지 않고도 가능하다.
(주택단지 광케이블 설치)
광케이블은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른 유리관의 한쪽 끝에 빛을 쏘면 전반사(Total Reflection) 원리에 의해 빛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수십km까지 손실없이 그대로 전송되는 원리를 이용한다.
(FTTP Distribution Box. Photo by Bru-nO)
지역마다 하나씩 있는 분배함까지는 광케이블이 다발로 들어오고, 이 분배함에서 각 가정까지는 한가닥씩의 광케이블로 연결된다. 각 가정의 외벽에 붙어있는 단자함까지 들어온 광케이블은, 이곳에서 신호 변환기를 거쳐 구리선 LAN 케이블로 연결되고, LAN 케이블이 집으로 들어와 공유기/모뎀에 연결된다.
스타링크 (Starlink)
구글이 기가 인터넷 사업을 포기하자 경쟁이 줄어들었고, AT&T와 컴캐스트는 제버릇 남주지 못하고 가격을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다행히 스페이스X가 위성 인터넷 서비스 Starlink를 시작했다. 광케이블 인터넷과 직접적인 경쟁은 힘들지만, 시골이나 외딴 지역에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과거에도 위성 인터넷은 있었지만, 느린 속도와 시간지연 때문에 모두 실패했다. 위성 안테나가 엄청나게 커야하는 것도 문제였다.
정지궤도(지상에서 36,000km)에 있는 위성을 사용하면, 시간지연이 240ms(0.24초)에 달한다. 내가 컴퓨터 자판을 하나 누르면, 그 신호가 위성을 거쳐 지상 중계국까지 가는데 0.24초, 지상 중계국에서 웹사이트 서버까지 가서 처리된 후 다시 지상 중계국까지 되돌아오는 시간, 지상 중계국에서 위성으로 갔다 다시 우리집 컴퓨터 화면에까지 도착하는데 0.24초, 등등하여 최소 0.6초는 걸린다. 자판 하나 누른 것이 반영되기까지 0.6초가 걸리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은 엄두도 못내고 고해상도 비디오 스트리밍도 불가능하고, 인터넷 서비스로 쓸수 없는 지경였다.
스페이스X는 수많은 소형 저궤도 위성을 쏘아 올려 이 문제를 해결했다. 스페이스X 위성은 340~570km(주로 540km)의 저궤도에 있기 때문에, 시간지연이 불과 2~4ms(0.002~0.004초)에 불과하다. "집 → 위성 → 중계국 → 서버 → 중계국 → 위성 → 집 컴퓨터 화면"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모두 합해도 수십ms (20~50ms) 에 불과하다. 유선 인터넷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과거에는 이 방식을 쓸수가 없었다. 저궤도 위성은 정지해 있지 못하고 빠른 속도로 지구를 돌아야 한다 (아니면 지상으로 추락한다). 위성 하나로는 잠깐만 서비스할 수 있고, 그 위성이 시야에서 사리지면 서비스가 불가능해진다. 계속적인 서비스를 위해서는 엄청난 수의 위성을 쏘아 올려야하는데, 경제성이 없어 불가능했다.
모토롤라가 시작한 위성전화사업 이리듐이 있는데 쏘아올린 위성이 고작 66개다. 그런데도 너무 돈이 많이들어가서 모토롤라 몰락의 시초가 되었다는 말도 있다. 이리듐 위성은 지상 780km 상공에 있기는 했지만, 데이터량이 제한되고 요금은 천문학적으로 비싸서 실제 가입자는 거의 없는 형편이다. 모토롤라가 손을 뗀 후, 이리듐 컨소시엄이 인수해 현재는 2세대 위성 75개로 교체는 했지만 미래 전망은 더 어둡다.
스페이스X는 발사체를 재사용하여 발사비용을 절감하고, 위성체도 자체 개발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 1단계에 4,425개의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고, 2단계로 7,518개를 추가하고, 3단계로 30,000개를 추가하여, 총 42,000개의 위성을 운용할 계획이다.
(스타링크 위성 발사준비를 하는 SpaceX)(사진: SpaceX)
너무 많은 위성이 올라가면서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쏘아 올리는 과정에서 우주 쓰레기가 생겨나고, 위성중에는 예상치 못하게 고장나는 것들도 있게 마련이다. 수명이 다한 위성은 원격으로 지상으로 추락시키지만, 고장난 것들은 그럴수도 없기 때문에 떠돌아다니면서 다른 위성이나 다른 발사체 경로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수만개의 위성이 저궤도에 있다보면, 우주 관측도 방해하게 된다. 별 사진을 찍으려면 몇시간씩 노출해야 하는데, 그 동안 위성이 앞을 지나가버리면서 사진이 엉망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줄이겠다고 스타링크 위성에 태양 차광막을 설치하고는 있는데, 그래도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리온자리 관측 사진에 나타난 스타링크 위성) (Photo credit to Amir H. Abolfath. CC-BY-4.0. Photo cropped)
스타링크(Starlink) 설치 및 비용
100Mbps 수준의 스타링크 인터넷은 미국 전역 어디에서든 (도시, 시골, 오지, 호수, 산꼭대기) 사용 가능하다. 비용은 기기(위성 안테나, 모뎀 포함) 비용이 $499 (세금 및 배송료 포함 $582)에 월 사용료 $99 이다. 시간지연이 30ms 정도에 불과하다. AT&T 광케이블 인터넷의 시간지연이 2~10ms 이기는 하지만, 30ms 정도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데는 훌륭한 수준이다. 미국 동부에 있는 사용자가 미국 서부에 있는 웹서버에 접속할때의 시간지연이 40ms 정도 된다.
500Mbps까지 가능한 Starlink Premium 이란 것도 있는데, 기기 비용이 $2,500 (세금 및 배송료 포함 $2,703), 월 사용료는 $500 이라서 일반 가정에서 쓰기에는 부담이 있고, 유선 초고속 인터넷이 안되는 곳에 있는 사업장, 회사에게는 유용한 상품이 될수 있다.
(Starlink 안테나를 설치하고 있다) (Photo: Steve Jurvetson, CC-BY-2.0. Photo cropped)
스타링크 기기는 DIY로 간단히 설치할수 있다. 배송된 위성 안테나를 하늘이 잘 보이는 곳에 놓고, 케이블과 전원만 연결해주면 끝이다. 물론 하늘이 탁 트인 지붕 혹은 높은 곳에 두면 좋기는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임시로 야드에 놓을수도 있고, 덱이나 포치 등 하늘이 가리지 않는 곳이면 어디든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