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데이터를 제시하면 사람들을 설득할때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면, 선거할때 "후보 A보다 후보 B를 더 지지한다"라고 말하면 A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겠지요. 그러나, 후보 A의 지지율이 46.8%이고, B의 지지율이 52.3%이므로 B가 우세하다라고 말하면 A 지지자라고 하더라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동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주택경기가 지난해에 비하여 침체되어(상승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지난해 주택거래 건수에 비해 올해 거래 건수가 30%가 감소(또는 증가)했으므로, 주택경기가 하락(또는 상승)했다"고 말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 것입니다.
"집 값이 지난해보다 많이 떨어졌다(또는 상승했다)"라고 말하면 주먹구구 식으로 들리지만, "집 값이 지난해보다 10% 떨어졌다(또는 상승했다)라고 말하면 훨씬 신뢰감있고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아쉽게도 집 값은 통계데이터만으로는 쉽게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미국 리얼터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애틀랜타 지역의 주택거래 평균가격이 작년에 비하여 10% 높아졌다(혹은 낮아졌다)"는 뉴스가 나올수 있습니다. 기자들은 이 뉴스를 듣고는 "애틀랜타 주택가격 10% 상승(하락)"이라는 제목을 뽑아냅니다. 독자들도 의심없이 믿게 되겠지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통계를 제공하는 측에서는 "평균 거래가격이 10%가 높아(낮아)졌다"라고 말했지 "주택가격 10% 상승(하락)"이라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것을 받아들이는 측에서는 주택가격 10% 상승(하락)으로 임의로 해석한 것입니다.
평균 거래가격이란 그 동안 거래된 주택들의 가격을 평균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작년에 $20만, $30만, $40만 달러짜리 집이 팔렸으면 평균가격은 $30만 달러(=($20+$30+$40)/3) 입니다. 올해 들어서 2만 달러씩 집 값이 올라서 각각 $22만, $32만, $42만이 되었다고 가정해보죠. $42만 달러짜리 집 주인은 팔지않고 계속 거주하고 있고, $22만, $32만 달러 집 주인은 집을 팔았습니다. 옆에 살던 $32만 달러짜리 집 주인도 집을 팔았습니다. 세 집의 평균 매매가격은 $28.7만 달러가 될 것입니다. (=($22+$32+32)/3). 이것만 놓고 보면 평균 매매가격은 작년에 비하여 4% 하락한 셈이 됩니다.
다시 말해, 집 값이 2만 달러씩 올랐는데 통계상의 평균 매매가격은 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올랐는지 떨어졌는지는 통계상으로 나타난 수치로는 쉽게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집 값이 50%가 하락하더라도 통계치에 나타난 평균가격은 여전히 작년과 비슷할수 있고, 집 값이 100% 상승했다고 해도 평균가격은 여전히 비슷할수도 있습니다.
50만 달러짜리 집을 구입하려는 사람은 집 값이 오르든 떨어지든 여전히 50만불짜리 집을 찾게 됩니다. 집값이 떨어지면 더 좋은 집을 사는 것이고, 집 값이 오르면 허름한 집을 사는 차이만 있지, 거래 가격은 여전히 50만 달러인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을 정하고 돈을 마련해오는 것이 아니라, 집 살 돈부터 챙겨놓고(다운페이+모기지) 그 돈에 맞는 집을 찾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지금도 뉴스에 "NAR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애틀랜타 주택거래지수가 몇퍼센트 상승(하락)했다"는 뉴스가 나올 것입니다. 곧이 곧대로 믿지마세요.
실제로 올랐는지 내렸는지를 알려면, 각각의 주택 가격이 마켓에서 얼마로 인정되냐를 알아내야만 합니다. 그 집에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주변의 집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는 책상앞에 앉아서는 계산할수가 없습니다.
각 집마다 다 다릅니다. 레이아웃도 다르고, 마감 퀄리티도 다르고, 관리 상태도 다르고, 야드도 다르고... 집의 물리적 상태에 더해서, Home이란 것은 정서적 가치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 집안에서 바이어들의 느끼는 감정도 비용으로 환산됩니다.
은행에서 내보내는 어프레이져들의 감정가도 정확하지가 않습니다. 정서적 가치를 매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500,000으로 감정한 두 집이 있는데, 바이어들은 A는 $600,000에도 사지만, B는 $400,000에도 사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두집의 가치는 $600,000와 $400,000가 정답입니다. 어프레이져가 매긴 $500,000가 아닙니다.
인터넷에 보면 집 주소를 클릭하면 예상값을 표시해주는 서비스들이 인기가 있습니다. 이 수치들은 신뢰도할 수 없는 무의미한 수치들입니다.
(미국 집의 가치를 알아내는 것은 단순하지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