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둥지(bird's nest)하면 멋진 백야드의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멋진 새집(birdhouse)을 상상하게 된다. 계절에 따라 각양각색의 새들이 집 짓는 모습도 볼수 있고, 알도 낳고, 모이를 물어오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야드에 새집을 걸어 놓는 쏠쏠한 재미는 야드를 가진 단독주택을 가진 분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Photo by Rosen Berry)
그런데 혹시 나도 모르는 새가 우리집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해보았는가? 굴뚝? 처마 밑? 덱 아래? 이런 장소는 천적으로 부터의 방어가 쉽지 않아서 새들이 선호하는 장소가 아니다.
새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는 화장실 후드나 드라이어 벤트가 집 외벽으로 빠져 나온 곳이다. 수직으로 깍아지른 듯이 서 있는 벽의 중간에 위치하기 때문에 뱀이나 스쿼럴 등의 천적이 쉽게 접근할 수 없고, 비바람을 피할수 있는 동시에 시시때때로 난방(!!)도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장실 후드에는 지어봐야 화장실 환기가 잘 안되는 정도로 그치지만 드라이어 벤트에 지으면 자칫 잘못하다 화재로 이어질수도 있다. 미국에서만 1년에 15,000건 발생하는 드라이어 화재의 원인중 하나이다.
드라이어를 두세번 돌려야 빨래가 겨우 마른다면 린트(lint, 섬유 부스러기)로 막히거나 새집이 있지나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덕트는 3~5년마다 한번씩 청소해주는 것이 좋다. 지은지 10년 이상 되었는데 아직 한번도 청소를 안했다면 아마도 관의 절반 이상이 막혀있을 가능성이 높다.
드라이어 벤트에 역류방지 덮개(Back draft flapper)가 있다고해서 새가 집을 못 지을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래 비디오를 보면 새들의 IQ가 생각보다 높다.
아래 사진은 실제 사례중 하나로 애틀랜타에 있는 집을 레노베이션 하다가 드라이어 벤트에서 빼낸 것들이다. 푸른 것은 갓 낳은 Eastern Bluebird(아래 우측 사진)의 알이고, 각종 잡동사니와 솔잎, 나뭇가지로 드라이어 벤트가 꽉 차 있었다. 새에게는 미안하지만 청소하다 빼낸 것이라 알이 손상되었다. 3~4인치 직경의 관에 새가 이런 집을 짓고 산다면 드라이어가 제대로 동작할리 만무하다.
(드라이어 벤트에 둥지를 튼 Eastern Bluebird) (Nest photo by gahomefind, Bluebird photo by NatureLady)
새 집이 예상치 못한곳에 있으면 당황스럽지만, 제대로 된 곳이 있으면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다. 새집을 설치할때는 스쿼럴이나 뱀 등의 천적이 공격하기 쉽지 않은 곳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나뭇가지에 매달때는 스쿼럴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Photo by ifd)